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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URGOGNE EXPERIENCE
 

18편 : 부르고뉴 와인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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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뉴와인 서비스]


레스토랑에서, 혹은 와이너리에 방문하여 와인을 마실 때 침전물이 있더라도 보르도 와인과는 달리 디캔터에 옮겨 담아 서비스하는 것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반대로 보르도 와인은 빈티지가 어릴 때도 디캔팅 해서 마신다. 왜 마시는 방법에서 서로 차이점이 있을까? 보르도 와인은 디캔팅을 한 뒤에 맛이 훨씬 좋아지는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을까? 부르고뉴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이야기한다. 수 세기 동안 영국의 영향을 받은 보르도 지방은 각종 행사의 형식에 중요성을 두었고 반면에 부르고뉴 지방은 소박하고 작은 농부들의 마을이고 대부분의 와이너리들이 소규모이다 보니 형식과 방법에 치우치지 않는다. 현재 두 지방의 삶의 모습 또한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와인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에서 보르도 사람들은 넥타이와 정장을 차려 입고 그들의 비즈니스를 수행한다. 반대로 부르고뉴 사람들은 편한 옷을 입고 일을 한다. 그래서 부르고뉴 지방 도멘의 꺄브(Cave)를 방문했을 때 보르도와는 달리 긴장이 풀리고 편안한 느낌을 받는다. 이러한 소박한 생활이 부르고뉴 와인을 보르도 와인과 다른 모습을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보르도는 전통적으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을 비롯해 메를로(Merlot),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등을 블렌딩하여 양조했고 과거 필터링 기술이 현재보다 떨어져 침전물이 단일 품종을 사용하는 부르고뉴 와인보다 더 많이 생성이 되었다. 이 때문에 침전물이 병에서 한번 걸러지게끔 보르도 와인을 담는 병은 어깨가 있고 단일 품종의 부르고뉴 와인은 어깨가 없는 곡선 형태를 띠는 것이다. 보르도에서의 디캔팅은 아마도 18, 19세기부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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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부르고뉴 와인의 특징은 주로 복잡하고 풍부한 향에 있다. 디캔터를 사용하면 와인은 산소에 노출되며 산화가 빠르게 진행될 경우 일찍 그 향과 맛을 잃을 수 있으므로 이 작업을 피하는 게 좋다. 그러나 항상 예외는 존재하는 법. 오래된 와인은 마시기 직전에 한두 시간 디캔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몽라쉐(Montrachet)와 같은 훌륭한 부르고뉴 화이트 와인일 경우 20분에서 30분 정도 마시기 전에 디캔팅을 하고 너무 차갑지 않게, 상온 온도에 가깝게 마시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므로 항상 정답은 아니다.


 

 

보르도 와인과 부르고뉴 와인을 서비스할 때 또 다른 큰 차이점은 와인을 마시는 잔의 모양에 있다. 보르도 와인 잔은 주로 INAO 잔이나 튤립 형태의 잔을 사용하는 반면에 부르고뉴는 꼬냑 잔과 비슷한 다리가 짧고 밑부분이 둥근 발롱 형태의 큰 와인 잔을 사용한다. 풍성한 향이 중요한 부르고뉴 와인의 경우 짧은 찰나일지라도 산화로 인해 더 많은 향을 나게 하는 것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또한 와인을 마시는 적정 온도 또한 두 지역 역시 다르다. 부르고뉴 와인은 보르도 와인보다 조금 더 시원하게 해서 마시는 편이다. 레드 와인은 어리거나 가벼운 와인의 경우 12-14도 정도이며 조금 더 숙성되고 품질이 좋은 와인은 16-17도 정도로 마시는 것이 좋다.. 화이트 와인은 조금 더 차갑게 먹는 편이다. 어리거나 신선한 과일 맛이 특징인 와인은 10-12도 정도, 조금 더 숙성이 되었거나 품질이 뛰어난 화이트 와인은 12-14도로 마시는 것이 좋다. 그중에서도 몽라쉐와 같은 그랑 크뤼나 훌륭한 뫽소(Meursault) 와인일 경우, 상온에 마시는 것이 좋고 최고 20도가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알코올 함량이 높고 향이 풍부한 와인은 조금 시원하게 마시는 것이 좋다. 이러한 조건들은 와인의 섬세함과 복잡성 그리고 풍미가 가득한 와인을 잘 드러내기 위함이다. 만일 이러한 와인들을 19도에서 20도가 넘는 온도에서 마시게 되면 알코올이 강하고 거친 느낌을 받을 것이다. 크레망 드 부르고뉴는 가장 차가운 온도인 6-8도 정도로 마시는 것이 좋다. 결론적으로 너무 지나친 공기의 접촉은 부르고뉴 와인의 맛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리고 보드로 와인에 비해서 조금 시원하게 마시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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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뉴 와인의 맛]


잘 익은 피노 누아는 최상의 부르고뉴 레드 와인을 만들어낸다. 복합적인 향과 풍미가 강하고 여운이 길게 이어진다. 일반적으로 작고 붉은 과일 향을 지녔으며 향신료의 향을 풍기며 질감이 부드러운 특징을 가지고 있어 자신의 향과 맛을 드러낸다. 보르도 와인보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감촉이 훨씬 부드럽다. 또한 색깔이 보르도 색깔보다 연하며 밝다, 어린 부르고뉴 와인의 색은 체리보다 짙다.


 

 

갸메(Gamay)로 만든 와인에서 와인의 복잡성을 찾기란 어렵다. 이 와인의 특징은 과일 향이 풍부하고 과일에 살이 많이 붙은 느낌과 밝고 명랑한 느낌의 발랄함을 맛보는 와인이다.


 

 

샤르도네 품종은 역시 재배되는 장소에 따라 다르게 맛이 표현되는데 화이트 와인의 대명사인 샤블리 와인은 약간의 산도와 함께 미네랄 풍미와 돌같이 차가운 느낌의 나며, 꼬뜨 드 본(Côte de Beaune)의 화이트 와인은 진한 훈제 향과 아몬드, 구운 호두 향이 특징으로 달콤하면서 유질의 매끄러운 맛, 크림같이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마꽁(Mâcon) 지방의 화이트 와인은 위 두 지역과는 전혀 다른 맛을 보인다. 신선하고 꽃 향이 풍부하고 가볍고 갈증을 풀어주는 청량제 역할을 하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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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Vinocus]
부르고뉴는 세계에서 가장 매혹적이고 가장 복합적이며 가장 까다로운 명산지이다.
(CLIVE COATES, MW)
최근 들어 부르고뉴 애호가를 접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부르고뉴’ 와인을 마시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무엇을 어떻게 마실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아니면 모처럼 기회에 구매한 와인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알고 싶은데 그만큼 정보나 지식이 따라주지 못해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부르고뉴는 단일 품종을 사용하여 와인을 만들지만 마을 별, 끌리마 별, 크뤼에 따라 다양한 맛을 드러낸다. 끌리마(Climat)만 하더라도 부르고뉴에는 1,240여 개가 존재한다. 부르고뉴 와인이 다양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러한 다양한 떼루아가 존재한다. 부르고뉴는 떼루아의 산지다. 토양, 기후 그리고 인간의 상호 유기적 영향과 이들의 조합이 이루어져 부르고뉴 와인의 개성을 만든다. 그러므로 부르고뉴 와인을 즐긴다는 건 곧 그만큼 부르고뉴의 기후, 토양 그리고 인간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요소가 된다.

“부르고뉴 익스피리언스”에서는 부르고뉴의 모든 것을 소비자의 시각으로 기획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담아냈다. 부르고뉴 지식을 참고하여 자신에게 맞는 와인을 제대로 골라보자. 또한 이 시리즈는 초보자를 대상으로 썼기에 조금 어려운 부분은 뒤로 미루어도 괜찮다. “이런 세계가 있구나!”하는 마음으로 읽어 나가 보자. 깊고도 넓은 부르고뉴 월드에 오신 걸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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