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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 샤블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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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블리 지도 (credit: 샤블리 와인 협회(chablis-wines.com)] 

 



 

 

 

 

샤블리 이야기


샤블리 와인(화이트 와인의 대명사)

부르고뉴의 골든 게이트라 불리는 샤블리는 샹파뉴와 경계하고 있는 부르고뉴 최북단에 위치해 있는, 인구 2,500명의 조그마한 마을이다. 파리에서 동남쪽으로 182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자동차로 2시간 정도 소요되는 위치에 있는 곳이다. 샤르도네 품종으로 명실상부 세계에서 가장 유일하고 독창적인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으로 화이트 와인의 대명사로 꼽히며 세계 여러 국가에서 벤치마킹을 하는 곳이다. 


 

 

샤블리는 현재 4,000헥타르가 조금 넘는 포도재배 면적을 가지고 있으나 불과 50년 전만 해도 500헥타르, 1970년대 750헥타르의 면적에 불과했었다. 이러한 비약적인 발전은 두 가지 요소에서 기인하는데 하나는 포도재배 방식의 기술 발전과 또 다른 하나는 미디어의 힘, 즉 프랑스를 대표하는 드라이 화이트 와인의 전형이란 지속적인 언론 매체의 홍보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샤블리는 서리의 피해로부터 위협받는 지역 중 하나로 포도 재배자들은 발아시기인 5월까지 언제나 노심초사이다. 가장 피해가 극심했던 때는 1957년과 1961년으로 기록되며 당시의 와인들은 그랑 크뤼라 하더라도 헐값에 거래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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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에 맞서 불을 피우는 모습 (credit: www.connexionfran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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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프링클러를 작동시켜 새순을 얼려 보호하는 모습 (credit: www.connexionfrance.com)]

 


이러한 기후적 취약점을 두 가지 방법으로 개선했는데 하나는 포도밭 열 사이사이에 난로를 설치하여 불을 지피는 방법과 또 다른 방법은 서리가 올 때 포도원에 스프링클러를 이용하여 물을 살포하여 새순을 살짝 얼려 보호하는 방식이다. 두 가지 방식의 기술 도입이 샤블리 와인의 성장 동력이라 할 수 있다.


 

 

샤블리의 역사는 로마인들이 포도를 가져와 재배하며 시작되었다. 하지만 샤블리 역시 부르고뉴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수도사(퐁티니(Pontigny) 시토 수도회 소속)에 의해 발전, 계승되기 시작하였다. (1130년)


 

 

샤블리 마을을 가로지르는 욘(Yonne) 강과 세렌(Serein) 강 덕분에 샤블리 와인은 일찍이 파리와 벨기에 같은 대도시에 쉽게 퍼질 수 있었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19세기 말에 밀듀(Mildew)와 필록세라(Phylloxera)에 포도원들이 피해를 받으면서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되었고, 1856년에 파리-리옹-마르세유를 잇는 대륙 철도가 개통되면서 파리 시장에 샤블리 와인 마켓 점유율을 점차 남프랑스의 저가 와인에 내어주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부르고뉴 지방의 지도를 보면 샤블리 지역의 와인 산지는 멀리 동떨어져 있다(100km 이상). 그러나 필록세라 이전에는 포도원이 디종에서 샤블리까지 이어졌었다. 그러나 필록세라의 피해로 많은 포도원들이 파괴되었으며 이후에 포도나무를 다시 심을 때 재배에 적합한 구릉지대에만 다시 심게 되며 오늘날의 모습을 띠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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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폴 에 브누아 드루앙 샤블리]

 


[샤블리 지역의 기후와 토양]


샤블리의 기후와 토양은 샤블리 와인의 등급체계와 와인의 전형적인 캐릭터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샤블리 지역은 준-대륙성 기후로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춥고 매서우며 매우 길다. 연간 일조량과 강수량이 매해 일정치 않아 빈티지에 따라 생산량과 품질이 다르다. 또한 봄철 서리는 수확량에 치명적인 피해를 가져오는 복병이다. 1960년대부터 포도원에 난로를 피워 포도원을 덥히거나 물을 살포하여 포도원을 보호하고 있다. 위 두 가지 방식은 비용은 많이 들지만 매우 효과적인 방식이다. 


샤블리 포도산지는 선 쥐라기 시대(대략 1억 8천만 년 전)에 발생된 지질학적인 함몰에 의해 생겨났으며, 그전에는 샤블리와 부르고뉴 전체 포도산지가 바다에 뒤덮여있었다. 이때 퇴적된 조개껍질 화석을 포함하고 있는 석회질 토양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토양을 키메르지안(Kimmeridge)이라고 부르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샤블리에만 존재하는 토양이다.  샤블리 와인 중에서도 특히 그랑 크뤼와 프르미에 크뤼가 키메르지안 위에 형성되어 있다. 나머지 샤블리와 쁘띠 샤블리는 쥐라기 후기 포트랑디앙(Portlandien)시대에 형성된 토양 위에 위치해 있다. 이렇듯 샤블리 와인의 개성과 품질은 미기후(Microclimat)와 토양에 의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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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폴 에 브누아 드루앙의 셀러]

 


[샤블리의 두 얼굴]


샤블리 와인을 이야기할 때 항상 논쟁의 여지가 되는 것이 와인의 숙성을 오크통에서 하느냐 아니면 스테인리스 통에서 하느냐의 상반된 의견이 팽배하다.


오크통에서 숙성시키는 양조가들은 많은 소비자들이 부르고뉴 화이트 와인 속에서 오크 향의 특징인 부드러운 바닐라 향을 기대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들의 관심과 기대를 실망시켜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샤블리는 전통적으로 132리터 통의 오크 통을 사용하고 있으며, 숙성뿐만 아니라 발효 역시 이 오크통에서 진행하여 날카로운 산도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며 새로운 아로마인 견과류나 바닐라, 버터 향을 가져다주며, 볼륨감 있는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반면에 스테인리스 숙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오크 숙성은 샤블리 특유의 맛과 향을 숨기는 것이라 주장하고 있으며, 샤블리의 전통적인 스타일인 산뜻한 산도와 직설적인 금속성, 그리고 토양의 맛과 향인 미네랄을 그대로 와인에 표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스테인리스 숙성 만이 꼬뜨 드 본의 뫽소(Meursault)와인의 대용품의 역할을 줄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온도 자동 조절 시스템이 부착된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의 도입은 중요한 혁신으로 다가왔다.


- 오크통 사용 주요 생산자 : 장 꼴레 에 피스(Jean Collet et Fils), 장-폴 에 브누아 드루앙(Jean-Paul et Benoît Droin), 도멘 라호슈(Domaine Laroche), 뱅상 도비싸(Vincent Dauvissat).

- 스테인리스 통 사용 주요 생산자: 장 마흐 브로꺄흐(Jean Marc BROCARD), 메종 헤냐흐(Maison Régnard), 롱-데파퀴(Long-Depaq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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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레니 에 에두아르 보꼬레 샤블리]

 


[샤블리 와인의 스타일]


날씨가 서늘하여 다른 지역에서 재배한 샤르도네보다 산미가 강하며, 과일의 풍미보다는 토양의 맛인 미네랄 향, 부싯돌 등의 매우 순수한 맛에 섬세하고 우아한 스타일의 와인이다. 색상은 연한 초록 색조를 띤 엷은 노란색에서 황금색에 가까운 색상까지 다양하다. 또한 현대적 스타일의 유연하고 부드러우며 볼륨감 있는 와인으로 견과류, 버터, 그리고 꿀 풍미 등을 나타내는 와인도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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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뜨 루, 샤블리]

 


[샤블리 와인 등급 체계]


샤블리 와인의 등급 체제는 4가지로 나누어진다. 특이할 만한 사실은 ‘쁘띠 샤블리(Petit Chablis)’가 ‘샤블리’ 등급으로 상향 조정되며 샤블리 와인 또한 샤블리 프르미에 크뤼로 상향 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경은 잦은 논쟁 거리가 된다. 전통적인 샤블리 와인 옹호자는 새로운 포도원에서 나온 와인은 샤블리 특유의 미네랄과 광물질의 특징을 지닌 와인을 생산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샤블리의 이러한 맛은 키메리지안 토양과 아주 조그마한 조개 화석이 붙어 있는 이회암 석회질 토양에서 기인하고 있다. 반대로 주변의 포도밭들은 포트랑디앙 이회암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지역은 쁘띠 샤블리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 샤블리의 지형과 토양이 샤블리 와인의 등급 체계와 전형을 규정짓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샤블리 와인의 등급 제정에 대한 움직임은 1920년 초에 시작되었다. 


 

 

그랑 크뤼

총 100ha 정도의 재배 면적을 가지고 있으며, 1938년 1월 13일에 제정된 아펠라씨옹이다. 7개의 포도밭(리유-디)이 있으나, 1개의 AOC 적용을 받는다. 생산량은 45hl/ha로 제한되어 있으며, 포도원의 위치는 세렌(Serein) 강을 기준으로 오른쪽에 위치해 있다. 키메르지앙 석회질 토양 위에 위치해 있고 방향은 동-남쪽을 향하고 있다. 그랑 크뤼 와인은 라벨에 포도밭의 이름이 명시된다: 블랑쇼(Blanchot, 12.20ha), 부그호(Bougros, 14.35ha), 레 끌로(Les Clos, 24.75ha), 그르누이(Grenouilles, 9.10ha), 프루즈(Preuses, 11.05ha), 발뮈르(Valmur, 11.90ha), 보데지르(Vaudesir, 14.45ha).


 


프르미에 크뤼

1938년 샤블리 그랑 크뤼가 제정될 때 프르미에 크뤼는 등급을 받지 못하였다. 2차대전 중에 논의가 오갔고 전쟁 후에 공식적으로 프르미에 크뤼 등급을 인정받았다. 총 재배면적이 750ha 정도 되며, 생산량은 50hl/ha로 엄격히 제한되어 있다. 프르미에 크뤼 포도원은 세렌 강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분포되어 있다. 주요 밭은 왼쪽에 위치해 있으나, 오른쪽에 위치한 프르미에 크뤼 품질이 더 높다는 평도 있다. 대부분의 포도원은 남동-서쪽을 향하고 있다. 역시 키메르지안 석회암 토양 위에 포도원이 자리 잡고 있다.

프르미에 크뤼 와인은 라벨 위에 밭 이름이 명시된다: 레 보흐갸흐(Les Beauregards), 보후아(Beauroy), 베르디오(Berdiot), 숌 드 딸바(Chaume de Talvat), 꼬뜨 드 뀌씨(Côte de Cuissy), 꼬뜨 드 주앙(Côte de Jouan), 꼬뜨 드 레쉐(Côte de Léchet), 꼬뜨 드 보바후쓰(Côte de Vaubarousse), 푸르숌(Fourchaume), 레 푸르노(Les Fourneaux), 몽 드 밀리유(Mont de Milieu), 몽떼 드 또네흐(Montée de Tonnerre), 몽맹(Montmains), 바이용(Vaillons), 보 드 베이(Vau de Vey), 보 리뇨(Vau Ligneau), 보쿠팡(Vaucoupin) and 보그호(Vosgros).


 

 

샤블리

4개의 AOC 중에 재배 면적이 가장 넓다. 포도나무의 수령, 빈티지, 그리고 와인메이커의 노하우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이 나오며, 쁘띠 샤블리에 견주어 봤을 때 구조감이 좋으며, 입안에서 느껴지는 볼륨과 길이감이 상당히 좋다. 샤블리는 해산물과 잘 어울리고 특히나 숯불에 구운 생선과 잘 어울린다.


 

 

쁘띠 샤블리

주로 포도밭 언덕 아래 평지 자리에 위치해 있으며, 방향 역시 북서쪽을 향하고 있다. 주로 가벼운 타입의 와인이며, 아페리티프로 제격이며, 어릴 때 소비하는 와인이다. 생산지나, 빈티지, 그리고 포도나무의 수령에 따라 과일, 흰색 계열의 꽃, 그리고 미네랄 향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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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폴 에 브누아 드루앙 샤블리]

 

 


[서비스]


숙성년도

프르미에 크뤼의 경우 5-8년, 훌륭한 빈티지일 경우 10-12년까지 숙성할 수 있다. 그랑 크뤼의 경우에는 5-10년, 최고 15-20년까지 장기 숙성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샤블리 와인과 음식과의 조화

생선, 굴, 가재, 푸아그라, 흰색 계열의 육류와 잘 어울린다.


 

 

서빙 온도

프르미에 크뤼와 그랑 크뤼는 12-14도로 약간 높은 온도에서 서빙하는 것이 좋다. 샤블리와 일반 화이트 와인은 10-12도 정도에서 서빙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만일 아주 영한 와인이라면 14도 정도에서 서빙하는 하는 것도 좋다.



 

 


샤블리 아뻴라씨옹

Appellation Chablis Grand Cru Controlée
Appellation Chablis Premier Cru Controlée
Appellation Chablis Controlée
Appellation Petit Chablis Controlée

위치

부르고뉴 북쪽, 옥세르(Auxerre) 근처

파리에서 180km 남쪽에 위치

장소

샤블리, 벤느(Beines), 퐁뜨네 프레 샤블리(Fontenay près Chablis) 18개 마을

샤블리 토양

점토-석회암질, 이회암과 화석(키메리지안)

면적

4,300헥타르

생산

3200만 병, 화이트 와인만 생산

품종

샤르도네

와인 종류

과실 향미가 지배적인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

숙성 잠재력

2-5
프르미에 크뤼 : 3-7년
그랑 크뤼 : 5-12

추천 빈티지

2005, 2003, 2002, 2001, 2000, 1997, 1996, 1995

샤블리 아로마

견과류, 버터, 미네랄

샤블리와 음식

그릴에 구운 연어, 가금류, 흰색 계열의 육류, 로브스터와 갑각류

샤블리와 치즈

쉐브르(Chèvre; 염소젖 치즈), 깡딸(Cantal), 샤우르쓰(Chaource), 에뿌아쓰(Epoisses), 랑그르(Langres), 샤비슈 포아투(Chabichou du Poitou), 크로땅 샤비뇰(Crottin de Chavignol)


 

 

Tip . 신대륙에 존재하는 “샤블리”

1970년대까지 신대륙에서는 포도품종이 어디에서 재배되었는지, 심지어 어떠한 포도 품종을 사용하였는지 상관없이 드라이 화이트 와인에는 자신들의 와인 스타일을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해 라벨 위에 드라이 화이트 와인의 대명사인 “샤블리”란 단어를 사용하였다. 하지만 프랑스의 강력한 반발과 소비자의 혼동을 막기위한 미국의 TTB(Tax and Trade Bureau)법률에 의해 사용 금지되었다.

 

 

글 : 비노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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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Vinocus]
부르고뉴는 세계에서 가장 매혹적이고 가장 복합적이며 가장 까다로운 명산지이다.
(CLIVE COATES, MW)
최근 들어 부르고뉴 애호가를 접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부르고뉴’ 와인을 마시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무엇을 어떻게 마실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아니면 모처럼 기회에 구매한 와인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알고 싶은데 그만큼 정보나 지식이 따라주지 못해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부르고뉴는 단일 품종을 사용하여 와인을 만들지만 마을 별, 끌리마 별, 크뤼에 따라 다양한 맛을 드러낸다. 끌리마(Climat)만 하더라도 부르고뉴에는 1,240여 개가 존재한다. 부르고뉴 와인이 다양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러한 다양한 떼루아가 존재한다. 부르고뉴는 떼루아의 산지다. 토양, 기후 그리고 인간의 상호 유기적 영향과 이들의 조합이 이루어져 부르고뉴 와인의 개성을 만든다. 그러므로 부르고뉴 와인을 즐긴다는 건 곧 그만큼 부르고뉴의 기후, 토양 그리고 인간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요소가 된다.

“부르고뉴 익스피리언스”에서는 부르고뉴의 모든 것을 소비자의 시각으로 기획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담아냈다. 부르고뉴 지식을 참고하여 자신에게 맞는 와인을 제대로 골라보자. 또한 이 시리즈는 초보자를 대상으로 썼기에 조금 어려운 부분은 뒤로 미루어도 괜찮다. “이런 세계가 있구나!”하는 마음으로 읽어 나가 보자. 깊고도 넓은 부르고뉴 월드에 오신 걸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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